work note 11: 아름다움의 추구

나는 디자이너이자 공예가라 예쁜 것을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반대로 말하면 못생긴 것들을 잘 선택하지 않는다. 가격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부분은 나이가 들고도 변하지 않는다. 나는 왜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는지 고민해 봤다. 아름다움이란 단어를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내가 좋아하는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 봤다. 음... 질서, 정교함을 통한 단순함. 뭐 이런 단어들로 정리되었다. 아름다움의 추구는 어쩌면 무질서함을 본능적으로 탈피하려는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관점에서라면 아름다움을 질서라고 가정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본능적으로 느끼는 상태, 자연의 상태일 수도 있고 엄마 품에 대한 기억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세히는 모르겠다. 부분적으로 추측할 뿐이다.아름다움이 질서라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이유가 조금 더 분명해질 수 있다. 사람들을 혼란하게 하는 것이 아닌, 질서의 관점에서의 아름다움. 다른 사람들이 위축되도록 나를 자랑하고 뽐내는 것이 아닌 정돈된 나의 모습을 통해 보여 줄 수 있는 아름다움. 내가 가진 것보다 더 큰 이익을 얻어내기 위해 계급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잘 보여 줄 수 있는 아름다움에 집중하면 좋을 것 같다. 모든 것은 선한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다. 아름다움의 표현을 통해서 어떠한 사람이 가진 아름다움의 요소들을 찾을 수 있고 이를 통해 그 사람의 본모습까지도 찾아낼 수 있다면, 아름다움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아름다운 것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아름다움의 추구는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서 가치 있는 일이며, 내가 그토록 질서가 부여된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것도 역시 사람의 본능에서 시작된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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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note 10: 나의 친구 도자기. 오랜 친구 도자기

나는 도자기를 친구로 둔 지 20년이 넘었다. 오랜 기간 사귀어 오면서 어떤 때는 이 친구가 세련되지 못해서 싫을 때도 있었고, 어떤 때는 다루기가 너무 어려워 친구에게서 떠날까도 생각했었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도자기의 친구로 남아 있다. 무언지 확실하게 알 수 없는 이 친구의 매력 때문인 것 같다. 때로는 도자기에 대한 지식으로 사람들을 가르치길 바랐던 적도 있었다. 때로는 도자기를 다른 사람에게 멋지게 소개해서 내가 도드라지길 바랄 때도 있었다. 때로는 흙이 가지는 물성을 거슬러 특이하게 보이려 노력하기도 했었다. 색을 입혀 바탕의 흙이 보이지 않게도 했었고, 그림을 그려 화려하게도 해보려 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도자기는 도자기다울 때 가장 아름답고 쓸모 있다고 생각해서, 덧붙임을 잘 하지 않게 되었다. 도자기는 유약이라는 표면의 물질과 소성이라는 가마에서의 굽는 과정이 특징인데, 이를 통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떠한 물질보다 깨끗한 상태가 된다. 이것이 도자기의 가장 중요한 장점인 듯하다. 몇천 년 전부터 도자기가 사람이 먹고 마시는 중요한 도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이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소성의 단계를 통해 흙이라는 물질이 어떠한 냄새도 갖지 않게 되고, 물도 스며들지 않는 깨끗한 상태가 되니 말이다. 나는 도자기의 오랜 친구로서 내 친구의 그러한 부분에 주목하고 싶었다. 깨끗함이 최고의 가치가 되고, 안전하고 아름다운 물성을 투명하게 보여 주면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물질, 형태, 상태. 나는 사람들이 내 친구의 진가를 잘 느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진실하고 담백하게 그 친구만의 매력이 드러나도록 집중했으니까. 화려하진 않아도. 나는 이 친구를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다. 너무 좋은 친구라고. 이 친구는 이렇게 보면 제일 매력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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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note 09: 불편함의 가치

요즘엔 친환경에 대한 이슈가 많다 보니, 왜 편리한 것들은 심각한 문제를 하나씩 가지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플라스틱 컵을 쓰면 환경호르몬이 나오고, 편리하지만 재활용 처리가 안 되서 결국 인간인 우리가 피해를 보게 된다. 자동차를 많이 타면 어디든 쉽고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지만, 걷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체중이 불어나게 된다. 요리를 해먹지 않으면 일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지만, 음식이 잘 팔리도록 과다하게 첨가하는 조미료들에 의해 건강이 조금씩 나빠지고, 짜고 매운 음식으로 인해 감각이 조금씩 둔해지게 된다. 이처럼 편리함은 역설적으로 사람을 조금씩 불편하게 만든다. 반대로 생각해 보자. 계단을 오르면 힘이 들지만 근육이 증가해서 체력이 늘어난다. 걸어 다니면 비효율적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사람들을 관찰할 수도 있다. 컴퓨터로 그린 그림보다 손으로 그린 그림은 더 창의적인 결과를 많이 만들어 낸다. 희한하다. 효율만을 높이면, 다른 부분이 무뎌진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나를 적당히 불편한 단계에 머무르게 하는 수밖에 없다. 조금 덜 읽히는 책을 읽기도 하고, 무거워도 유리나 도자기 그릇을 쓰기도 한다. 계단을 오르고, 손 편지도 가끔 쓰면 좋다. 사람은 얼굴을 보고 인사하고 대화하고, 문자 메시지가 편하지만 목소리가 들리는 전화를 하려고도 노력해야 한다.  불편함은 가치가 있다. 공평해서 좋다.날씨가 따듯해지면 딱 페달을 밟는 만큼 움직여 주는 자전거를 좀 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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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note 08: 여백의 인격

마음에 여유가 없는 상태를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생각은 전혀 이어지지 않고 스스로 아주 비효율적인 상태로 방치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하다못해 컴퓨터나 휴대폰도 저장공간이 부족해지면 답답해지고 느려져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삶의 여백은 위에서 예시를 든 것과 거의 비슷한 형태로 나타난다. 우선 시간의 여백이 없으면 당연히 사람은 제 기능을 발휘하기보다 시간 안에서 해야 할 일만 겨우겨우 하게 된다. 아니, 다 해내기라도 한다면 다행이고 다 하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시간의 여백은 서랍의 빈 공간 같아서 모든 일이 좀 더 쉽게 정리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공간의 여백 또한 사람이면 누구나 느끼는 본능적인 부분이다. 사람이 가지는 1인당 공간이 적어질수록 범죄율 증가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을 정도다. 이처럼 사람에게 공간의 여백은 정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시간과 공간에 여백이 있으면 우리는 무엇을 하게 될까? 아마도 정해진 패턴에서 벗어나 조금 다른 행동을 하고 싶어질 것이다. 맨날 음식을 시켜 먹다가 직접 요리를 시도한다거나, 집에서 고장 나서 마음에 안 들었던 부분을 고치기도 할 것이다. 맨날 보면서 눈에 거슬렸던 고장 난 문고리를 고칠 수도 있고 말이다. 그리고 책이나 영화를 보며 여러 가지 새로운 정보들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을 것이다. 여백은 나의 인격과 성장을 도와주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여백은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절대 생기지 않는 특이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청소를 자주 하지 않으면 아무 변화도 생기지 않는 것처럼. 여백에 대한 인식이 없이는 무엇이 문제인지 찾을 수조차 없는 것이다. 꽉 차 있는 상태가 반드시 내 문제의 핵심이 아닐 수는 있지만. 답답하고 머리가 복잡하다면 우선 시간과 공간에 여백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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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note 07: 먹고, 마시고, 나누자

얼마 전에 친구 집에 놀러 가서 있었던 일이다. 마음이 잘 맞는 사람 서너 명이 앉아서 대화를 시작하면 서로에 대해 이야기하다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심지어는 밤을 새워가면서 이야기할 때도 종종 있다. 내가 그 자리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빨리 자리를 털고 일어나지 않은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우선은 재미가 있었고 나에게 도움이 되면서, 마음을 열면 혼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놀라운 통찰력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 말에 어떠한 반응이 오는지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고, 표정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온몸으로 대화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식탁에 가까이 앉아서 서로 호의를 가지고 대화할 때 평소보다 훨씬 더 큰 정보가 오가는 듯하다.먹고 마시고 나눈다는 것은 어쩌면 인생에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일지도 모른다. 음식을 나누며 오가는 대화는 분명히 다르다. 아직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마음이 쉽게 열리고 표정 또한 한결 부드러워진다. 음식을 나누는 행위 사이사이에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면서 교제는 깊어지고 대화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아간다. 나에게 중요한 질문들이 정리되어 간다. 그것도 즐거운 상태에서 말이다. 이렇게 좋은 것이 또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식탁을 좀 더 활용해야 한다. 영리하게. 먹고 마시고 나누면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단, 마음을 열고 사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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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note 06: 간결함이라는 결단

간결함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심플한 것이 좋다고 이야기들을 하곤 한다. 근데 왜 심플한 것이 좋은 것일까?조각에 관점에서 보면 심플함은 분명 높은 가치를 지닌다. 왜냐하면, 미완성과 심플함은 전혀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조각을 할 때 복잡한 형상의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미완성된 듯 단순한 모습으로 표현된다. 복잡함에 대한 집착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데, 이 과정을 넘어서면 조각의 구조와 패턴을 몸으로 익히게 되고 빼야 할 부분과 강조해야 할 부분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된다. 이는 두려움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선 작가들만이 가질 수 있는 결과이다. 이러한 몸부림이 하지 않아야 할 일을 알게 해주고, 필요한 부분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삶을 사는 것도 이와 다를 바 없다. 어떠한 일을 해보지도 않고 예상해서 안 하는 것과 한 번 해본 뒤에 하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른 접근이기 때문이다. 심플한 삶을 살고 심플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분들은 이러한 부분을 이해하고 작가의 작품을 보면 무엇이 진정 심플한 디자인인지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덜 간 것은 덜 간 것이고, 갔다가 돌아온 것만이 심플하고 간결하다는 단어를 사용할 자격이 있다. 우리는 이를 위해 몸부림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은 유한해서 우리가 무한정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의 과정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삶을 정돈하는 것은, 삶을 심플하게 하는 것은 시간이라는 유한한 자원 때문에 중요한 것이다.  조금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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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note 05: 예술, 공예, 산업 사이에서의 가장 좋은 선택을 위해

나는 공예를 전공했고 모든 사고의 출발점과 배경은 공예로부터 시작되었다. 학교에서 저학년 때는 작업을 할 때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만큼 공예는 나에게 어려움이 많았다. 재료를 이해하고, 손에 익혀서 원하는 형상이나 구조를 만들기까지 4년 정도 걸린 것 같다. 물론 완벽한 것은 아니고 어느 정도까지... 그 이후는 표면 장식이다. 사용성까지 고려하면서 공부는 계속되었다. 10년 정도 지나자 대부분의 구조나 형태는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 와중에 이상한 버릇이 하나 생겼는데, 그것은 바로 완성도에 대한 집착이다. 공예를 전공한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새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까지 완벽해야 하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성장하다가 어느 지점을 지나게 되면 공예가는 이러한 함정에 빠지게 된다. 누구도 원치 않는 고집에 덫에 빠져버리는 것이다. 쉽게 말해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이러한 문제는 제품 생산량의 한계를 만들게 되는데. 이 부분이 공예가 산업적으로 어느 이상 성장할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이 접하고 누릴 수 있는 생산 구조를 창출하지 못하고, 결국 작가의 손에만 의존하는 구조에 머무르면서 자본적 가치가 한정되어 버린다. 공예는 또한 작업과정에서 작가의 생각들이 고스란히 담기게 되는데 이는 예술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큰 부분이다. 감정이 들어가고, 의미가 들어가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점은 완벽성에 대한 집착이 낳은 긍정적인 효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공예의 특별하고, 좋은 부분들을 어떻게 많은 사람들과 나눌 것인가가 나의 핵심 고민이었다. 그리고 내가 찾은 답은 산업디자인이었다. 공예적인 산업디자인.산업디자인이 가지는 합리성에 공예가 가지는 예술성과 완성도를 합쳐보고 싶었다. 분야는 조금 달라도 큰 맥락은 다르지 않으므로 두 가지 사이에서 좋은 선택을 하고자 했다.모든 현대적인 기계와 장비는 활용하되, 제품의 완성도를 위해 개발 단계에서 공예적 방식을 선택했다. 이것은 일종의 실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노력을 기울였다 한들 사람들이 느끼지 못한다면 이 실험은 성공적인 것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 어딘가에 시대가 원하는 디자인 공예, 예술의 최적 지점이 있다고 믿기에 이번 브랜드를 통해 나는 실험을 이어가고자 한다. 눈치 빠르고 센스있는 사람들이 이러한 힘을 느끼기 바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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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note 04: 정신 노동의 시대

현대에는 로봇이 있고 프로그래밍화 된 컴퓨터 시스템이 있어 인간이 해야 할 대부분의 일들을 대신할 수 있게 되었다. 자료 수집 또한 어딘가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온라인에서 여러 가지 필요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남은 노동의 가치는 어디에 있을까 고민해 보았다. 심사숙고 끝에 다다른 생각은 바로 ‘정신노동’이었다. 물론 육체와 정신은 연결되어있어서 육체가 정신에 영향을 끼치지만, 그 비중을 정신노동에 집중해야만 생산성이 높아지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이러한 정신노동의 시대가 도래한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증거가 바로 커피와 티를 소비하는 부분이다. 육체노동을 위해서는 탄수화물이나 단백질, 지방 등의 에너지가 많이 필요할 것이다. 때로는 당분도 필요할 테고 말이다, 하지만, 정신노동은 집중할 수 있는 몸 상태를 유지하고 감정 상태를 잘 다스릴 수 있어야 좋은 정신적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많은 작가가 글을 쓰기 위해 하는 반복적 행동이 있다고 한다. 정신노동의 단계로 들어가기 전에 하는 일종의 정신적 스트레칭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집중력을 가지기 위해 하는 행위이다.이러한 행위 가운데 음료는 사람에게 큰 도움을 주는 것 같다. 나는 커피를 매우 좋아하는데. 배는 부르지 않으면서 긴장을 풀어 주고 적당히 집중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동안 몸이 냉해서 차를 종일 마셔보았는데, 체온을 높여주고 정신적으로 차분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우리는 고도로 자동화된 세상에서 살고 있다. 더 이상은 기계부품과 같은 역할을 하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육체노동의 필요성은 더욱 줄어들고,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의 방향과는 맞지 않아서 미래에는 적당한 직업을 찾기도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다. 지금은 밥보다는 음료의 시대인 것 같다. 식사는 체력유지를 위해 필요하고, 진짜 생산성과 기쁨을 주는 것은 커피, 차, 포도주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식사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커피나 차, 와인 등이 무척이나 중요해져 버렸다. 그만큼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빨리 정신노동의 시대로 넘어서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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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note 03: 가장 아름다운 사람의 열매는 무엇인가

한 사람이 인생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고민해 보았다. 내 생각엔 개인이 가진 Talent, 즉 재능이 아닐까 한다. 잘 관찰해보면 모든 사람이 각자 한 가지씩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재능을 통해서만이 나올 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 열정이나 도전과 같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에너지들은 대개 재능을 갈고닦는 과정에서만 나오는 에너지들이다. 한 사람의 에너지가 모여서 어떠한 영향력을 가지게 되면, 이는 물질적인 어떠한 것보다 더 큰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다양한 분야에서 보고 느낄 수 있다.  작가가 하나의 작품을 쓰면 메시지로 기억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여러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디자이너가 좋은 제품을 만들면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이를 누리면서 그들의 삶이 개선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들이 회사 같은 경영 시스템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경영을 통해 추구하는 것은 말 그대로 돈이지 콘텐츠는 아니다. 기업이나 팀을 뜯어보면 핵심 콘텐츠를 창조해 내는 사람은 단 한 사람이다. 그 사람에 재능에 기대어 나온 에너지가 여러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그것이 폭발력을 가짐으로써 하나의 콘텐츠가 탄생하는 것이다.운동선수의 놀라운 움직임, 무용수의 몸짓, 가수의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아름다운 소리와 감정들은 결국 그 사람의 안에 심겨 있던 씨앗과 같은 재능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Talent라고 부른다. 맡겨져 있는 소명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나는 사람을 죽이는 것은 재능이 발현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아름다움은 외적으로도 존재하지만, 내적으로도 존재한다. 우리는 반드시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나의 거울이 되는 배우자나 가족, 친구들을 통해 반드시 찾아내어야 한다. 그래야만 나는 세상에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고, 이것 하나만으로도 인간의 존재 이유이자 삶의 가장 중요한 숙제 하나가 밝혀지게 되는 것이다. 두려워할 필요 없다. 당장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재능에 관해 대화를 나누어라. 나를 위해서, 그리고 모두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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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note 02: 가치관에 정답은 없다. 사랑 빼고는 다

가치관에 대해 그동안 잘못 생각했던 부분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치관은 가치관일 뿐이더라는 것이다. 사람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이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정도까지만 받아들이면 된다. 모든 사람이 제각각 너무도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고, 게다가 성장 배경을 통해 재능은 더더욱 다양해진다. 나와 같은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이유다. 생각의 출발점이 다르고, 지향하는 점도 다르다. 그저 받아들이고 이해하면 된다. 인간관계를 맺다 보면 항상 기억하게 되는  것이 하나 있는데, 다른 사람이 내 곁에서 멀어지고 난 후 가장 기억나는 것은 그 사람과 서로 맞지 않던 부분이 아니라, 서로 이해해주고 하나가 되려고 노력했던 눈빛과 기억들이었다. 그게 무엇이었는지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람들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것이 아닐까 한다. 나를 내려놓고 남을 이해하고 도우려 했던 그 순간은 에너지가 되어 오랫동안 몸속에 기억으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가치관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는 전체의 한 부분이고 우리는 하나의 모양으로 결합할 수 있다. 형태를 이루기까지는 포기하고 덧붙여야 할 것이 너무도 많다.그것이 사랑이라면, 다름에 대해 불평하는 것은 그저 사랑에 대한 무지의 단계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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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note 01: 언어와 형태, 언어의 정리

형태가 만들어지기 까지는 언어가 필수적이다. 나는 작업을 시작할 때 작업의 출발점이 되는 하나의 단어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것이 없이는 어떠한 생각도 생겨날 발판이 없기 때문이다. 언어가 모든 형태의 시작이라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다. 브랜드를 시작할 때 어떤 언어를 제공할 것인가가 나에게는 가장 큰 고민거리이자 어려운 부분이었다. 일을 시작하면서 첫 1년여간은 그 단어를 찾기 위해서만 몰두하였다. 3년이 지난 지금 언어와 형태를 찾아가는 과정에 대해 내린 결론은 나의 가설이 어느 정도 맞는다는 것이다. 말이 없으면 글이 없고, 글이 없으면 어떠한 물리적 이미지도 만들어질 수 없다. 그래서 언어가 필요했다. 언어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많은 대화를 해야만 했다. 작업할 때는 특별히 외부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대화할 수 있는 대상은 가족과 나 자신 뿐이었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곁에 있을 때 나는 편안하게 언어 목업(mock-up)을 할 수 있었다. 말하면서 스스로 말을 들을 수 있었고, 내 머릿속에 들어온 이러한 단초가 어떠한 형상이 되고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프로세스가 지나치게 관념적일 수 있지만, 사실 알고 보면 그러한 과정 자체가 관념에서 일으켜 세우는 세련된 미술적 표현의 영역이다.결론은 형상이 있기 전에 언어를 정의해야 한다는 것이다.그것이 작업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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